[AI로 진격하는 전자·반도체]삼성전자, 車주변 이미지 운전자에 고속 전달

초고성능 프리미엄 그래픽 D램 양산
18Gbps급으로 세계 최고속도
고용량·초소형·초절전 구현
"기존 게임·그래픽카드 선점하고
AI·미래차 시장 수요증가 대응"

삼성전자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공개한 디지털 콕핏. 삼성전자가 18일 양산을 시작한 16기가비트(Gb) GDDR6 D램은 자율주행 솔루션에 적용돼 디지털 콕핏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한 초고성능 프리미엄 그래픽 D램을 내놓았다. 기존 게임·그래픽카드 시장뿐 아니라 차세대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 메모리 반도체 초(超)격차 전략을 고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세계 최고 속도인 18Gbps(1Gbps는 1초에 10억비트 데이터 전송을 의미)급 16기가비트(Gb) GDDR6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말 세계 최초로 8Gbps의 8Gb GDDR5 D램을 양산한 바 있다. 3년 만에 그래픽 D램의 속도와 용량을 각각 2배가량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그래픽 D램으로는 처음으로 GDDR6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픽 D램에 10나노급 미세공정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PC와 서버·모바일용 D램에는 10나노 공정을 적용해왔지만 그래픽 D램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전력 효율이 35% 이상 향상됐고 생산성도 30% 개선됐다”면서 “초고속·고용량·초소형·초절전 특성이 동시에 구현됐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초고성능 그래픽 D램이 AI를 비롯한 미래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차량이 주변 이미지를 인식하고 짧은 시간에 종합 처리해 그 상황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이 자율주행 솔루션의 핵심인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초고속·고용량 그래픽 D램과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자율주행 솔루션에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엔비디아는 자신들의 GPU를 자율주행 기술에 적용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 외부 상황을 이미지로 인식해 사물을 구분하고 판단하는 데는 GPU의 성능이 중요한 요소”라면서 “16Gb 그래픽 D램이 GPU의 연산을 도와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가상현실(VR)과 8K UHD 초고화질 영상과 같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전무)은 “차세대 GDDR6 그래픽 D램을 한발 앞서 출시해 게임·그래픽카드 시장을 선점하고 특히 자동차와 네트워크 시장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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