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산업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은 맞지만 모든 기업에 당장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산업현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기업 규모별로 근로시간 단축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대법원에서 휴일수당의 중복할증을 인정하면 모든 기업이 동시에 이를 실시해야 해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일 오는 3~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휴일수당을 중복 할증해야 한다”는 성남시 환경미화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휴일근무는 연장근무로도 인정된다. 휴일근무와 연장근무를 따로 구분한 행정해석이 오류가 되는 셈. 그래서 주당 근로시간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바뀌는 효과가 생긴다. 바로 재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노동자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경총의 다른 관계자는 “(미화원이 승소하면) 노조가 센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은 개별 노사 교섭을 통해 임금을 보전할 수 있겠지만, 전체의 90%나 되는 노조 미조직 노동자들은 기업의 임금 부담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고스란히 임금 감소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임원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만 봐도 이미 중소기업보다 고임금을 받는 기업들이 먼저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번 근로시간과 관련한 소송도 결국 노조 입김이 강한 이런 기업들부터 휴일수당 할증 소송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기업 간 임금격차는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국회 결단도 촉구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 것과는 별개로 국회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노조의 눈치만 봐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