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기술 불확실성에도 베팅하는 외국기관

뱅가드·블랙록·크레디트스위스 등
작년말부터 IR요청 후 지분 늘려
투자 꺼리는 국내기관과는 대조

뱅가드그룹·블랙록 등 대형 글로벌 운용사들이 신라젠(215600)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거품주라며 투자를 꺼리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달리 해외 기관들이 과감하게 리스크 베팅을 한 셈이다. 단기투자로 그칠지 기대감을 넘어 신라젠의 성장성에 무게를 둔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글로벌 투자 리서치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뱅가드·블랙록·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투자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신라젠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뱅가드와 블랙록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로 지난해 지분 각각 6조달러, 4조8,000억달러가량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뱅가드그룹은 지난해 12월31일 현재 신라젠 지분 120만5,284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 지분율로 보면 1.8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블랙록은 글로벌 지사를 통해 신라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115만5,559주를 보유 중이다. 블랙록어드바이저(영국)는 15일 기준 22만6,584주를 가지고 있다. 블랙록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 역시 지난해 12월31일 기준 1만1,509주를 들고 있다. 이밖에 크레디트스위스(5만1,775주), SSgA펀드매니지먼트(4만2,396주), 골드만삭스에셋매니지먼트(1만7,478주)도 신라젠 지분을 소량 보유 중이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일부 대형 운용사도 신라젠의 5% 미만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와 삼성자산운용도 지난해 9월30일 기준 각각 36만3,764주, 26만184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자 신라젠 전체 지분의 5% 미만을 가지고 있어 공시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모닝스타가 밝힌 국내외 대형 기관들의 지분의 전체 합은 5%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국내외 각종 펀드까지 합하면 지분율은 더 늘어날 수 있다. 18일 기준 신라젠의 외국인 지분율은 9.14%다.

특히 해외 대형 기관들이 신라젠에 관심이 많다. 실제 상장 이후 수급 측면에서 보면 국내 기관과 정반대 수급을 알 수 있다. 2016년 상장 이후 이달 18일까지 외국인은 435만주 신라젠을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의 순매수(516만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기관은 778만주 순매도하며 외국인 투자가들과 비교했을 때 정반대 평가를 했다.

신라젠 측은 “지난해 12월 블랙록 요청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한 뒤 지분을 일부 매입했다”며 “이밖에 뱅가드그룹도 지난해 11월 미팅을 요청해오는 등 유달리 해외 기관의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월에도 신라젠은 NH투자증권과 홍콩에서 IR를 열고 해외 기관투자가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관의 러브콜로 지난해 급등한 신라젠 주가도 최근 들어 변동성이 줄어들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2만원대였던 신라젠 주가는 11월 말 15만원까지 치솟으며 기록적인 폭등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들이 들어온 연말부터 신라젠 주가는 소폭 조정을 보이며 8만~10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바이오벤처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항암제 펙사벡(JX-594)에 대한 기술가치가 부각되며 지난해 주가만 600%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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