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곽도원, 조진웅, 김성균/사진=서경스타 DB
몇 년 전만 해도 신스틸러 자리를 꿰찼던 곽도원, 마동석, 조진웅, 김성균이 믿고 보는 주연 배우로 거듭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수의 주연작을 발표하며 스크린관과 브라운관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것.이들 4인방의 성장 뒤엔 영화 ‘범죄와의 전쟁’(감독 윤종빈, 2012)이 있었다. 신스틸러를 넘어 주연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4인방의 성장사를 짚어봤다.
/사진=‘부산행’ 스틸컷
■ ‘마블리’ 마동석, 단역에서 흥행 요정으로4인방 중 맏형인 1971년생 마동석은 지난해 예상치 못한 흥행을 기록한 ‘범죄도시’에 출연, 가장 선두에서 작품을 이끌었다. 또한 최근 1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마지막 장면에 등장, 깊은 인상을 남기며 후속편에 대한 기대까지 최고조로 높였다. 믿고 보는 주연에 등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 뮤지컬배우로 데뷔한 마동석은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 단역부터 시작했다. 이후 ‘비스티 보이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부당거래’ 등 다양한 작품에 모습을 비췄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핸디캡을 가진 건달이자 최민식의 매제로 등장했으며 ‘이웃사람’에서 살인마마저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마동석 특유의 ‘사이다 액션 화법’이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
영화 ‘베테랑’ 우정출연은 신의 한 수였다. 재벌가를 대표하는 유아인에게 관객이 답답함을 느낄 즈음 마동석만의 사이다 화법이 재등장한 것. “아트XX 사장”이라는 희대의 애드리브를 남기며 완벽한 신스틸러로서 활약했다.
이후 영화 ‘굿바이 싱글’과 ‘부산행’으로 친근하고도 호쾌한 이미지를 쌓아갔다. ‘굿바이 싱글’에서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으며, 천만 영화 ‘부산행’에서는 공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범죄도시’에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상대역으로 나온 윤계상과 묘한 케미를 이뤘다. 올해는 ‘신과함께2’ ‘원더풀 고스트’ ‘곰탱이’ ‘챔피언’을 예고하며 열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사진=‘강철비’ 스틸컷
■ 정우성이 극찬한 곽도원 곽도원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무작정 충무로로 상경해 여러 영화에서 단역 및 조연으로 활동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아저씨’ ‘황해’ 등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들에 출연했으나 그때의 곽도원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터. 그럼에도 연기적 내공을 쌓아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기 시작한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검찰 및 조폭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악질검사 조범석 역을 맡아 최민식과 인상적인 호흡을 뽐냈다. 그는 같은 해 SBS ‘유령’에서 강력계 형사 연기를 시작으로 영화 ‘베를린’에서 청와대 조사관, ‘변호인’에서 검사 등을 맡으며 ‘전문직 이미지’를 형성했다. 곽도원만의 캐릭터 세계를 구축한 것.
그러다 2016년 영화 ‘곡성’에서 진정한 타이틀롤로서 활약했다. 여기서도 그가 맡은 역할은 경찰. 그러나 이전까지와는 다른 결로 연기 변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와 딸을 향한 부성애를 절묘하게 표현한 것. 2017년 흥행작인 ‘강철비’에서는 주연 입지를 제대로 다졌다. 동갑내기 배우 정우성과 투톱으로 극을 이끌며 신선한 브로맨스까지 뽐냈다.
/사진=‘대장 김창수’ 스틸컷
■ ‘무휼’부터 ‘김창수’까지, 내공의 조진웅 조진웅 또한 앞의 배우들처럼 20대 시절에는 무대 위에서 배우의 꿈을 펼쳤다. 그러던 중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에서 ‘무사 무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어린 시절 이도(세종)를 연기한 송중기 옆에서도 전혀 묻히지 않는 존재감이었다.
브라운관에서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후 스크린으로 이동했다. ‘용의자X’ ‘파파로티’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활약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하정우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경쟁조직 두목 김판호 역으로 등장했으며 ‘끝까지 간다’에서 이선균과 둘이 극을 이끌어가면서 숨 막히는 스릴러를 완성했다.
조진웅은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외형을 가졌으면서도 풍부한 표정을 구사하며 부드러운 반전 매력까지 뽐낼 수 있는 배우. 이에 따라 ‘군도:민란의 시대’ ‘명량’ 등 강렬한 연기부터 ‘허삼관’ ‘장수상회’ 등 힘을 덜 준 연기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또한 ‘암살’ ‘아가씨’에서 코믹과 풍자가 더해진 연기까지 선보이며 내공을 증명했다.
2016년에는 ‘시그널’ ‘안투라지’ 등 브라운관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2017년에는 특별출연을 포함해 개봉한 영화만 ‘해빙’ ‘보안관’ ‘마차 타고 고래고래’ ‘범죄도시’ ‘대장 김창수’ 등 5편. 주연으로 극을 이끄는 동시에 다양한 영화에 양념처럼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에도 ‘독전’ ‘완벽한 타인’ 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사진=‘언터처블’ 스틸컷
■ ‘범죄와의 전쟁’ 이후 승승장구 김성균 10년간 무명의 연극배우였던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으로 첫 꽃길을 열었다. 영화 오디션에서 거듭 낙방하던 중 마지막 오디션이라고 마음먹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생애 첫 합격이자 대중의 눈도장이라는 두 개의 선물을 받은 것.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하정우의 오른팔로서 최민수와도 밀리지 않는 호흡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마동석과 함께 출연한 ‘이웃사람’에서 살인마로 변신했다. 다소 공포스런 이미지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출연으로 완벽히 연기 변신을 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순정을 지닌 대학생으로, ‘응답하라 1988’에서 썰렁한 개그를 사랑하는 아버지로 등장해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얻게 됐다.
그러면서도 스크린에서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영화 ‘프리즌’ ‘보안관’ ‘시인의 사랑’ ‘채비’ 등에 출연했는데 특히 ‘채비’에서 지적장애인 아들을 연기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동시에 드라마 ‘언터처블’에서는 브라운관 첫 악역 도전도 성공리에 마쳤다. 2018년 ‘골든슬럼버’ ‘명당’ ‘나와 봄날의 약속’ 개봉을 앞두고 있다.
브라운관 및 스크린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배우들이 이처럼 어엿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각자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도 부족함이 없는 것. 다수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쌓으면서 동시에 연기적인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다. 이들의 자리를 또 어떤 신스틸러들이 새롭게 채울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