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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찰, 목격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불이 난 서울장여관을 가끔 이용하던 유씨는 이날 새벽 2시께 여관에 갔다. 그는 여관 주인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주인이 거절하자 말다툼을 하다가 오전 2시 7분께 주인이 숙박을 거절한다는 이유로 112에 신고했다. 주인은 유씨가 술에 취해 자신의 영업장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112에 신고를 했다.
한 차례의 상황 정리가 됐고 집으로 돌아간 줄 알았던 유씨는 여관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 10ℓ를 구입했다. 휘발유를 손에 들고 여관 앞으로 온 유씨는 여관의 유일한 출입구에 휘발유를 뿌린 뒤 가지고 있던 천에 불을 붙여 던졌다. 여관 맞은 편에 있었던 목격자는 “기름이 다다다다 튀는 그런 불이었다”며 “기름 냄새가 많이 났다”고 진술했다.
휘발유의 위력으로 불은 삽시간에 2층 여관의 10여개 방을 집어삼켰다. 화재 신고는 오전 3시 7분에 종로소방서로 접수됐다. 주인이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에 인근 업소 종업원들까지 달려들어 소화기 12개를 사용해가며 함께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유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내가 불을 질렀다”고 자수했고, 여관 건물 근처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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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