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일류 상권, 삼류 상가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유동인구 많아도 집객효과 보장못해
인근 상권·고객 동선 꼼꼼히 따져봐야



흔히 창업을 준비하면서 점포를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 점포 선정에 필수적인 상권 및 입지의 분석 중 하나를 가볍게 지나치거나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상가의 주변 환경과 여건을 살펴보는 상권 분석, 통행·노출 등을 검토하는 입지 분석을 모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상권분석은 창업의 첫 과정으로 외형의 규모 및 내부 속성 연구가 뒤따른다. 특히 상권을 이용할 배후 파악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풍부한 유동인구와 고정고객이 투자지역 주변을 둘러싼다 해서 내가 투자한 상가도 저절로 흥행에 성공을 거둘거라고 앞서 예상할 필요는 없다. 상가 분석은 직감이나 고작 한 두가지의 법칙으로 다가갈 성질이 아니다. 최적의 입지조건에도 고객의 성향을 반영하지 못한 상가는 철저히 외면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이 넘실대는 역세권 상가에 의외로 ‘불꺼진 창’들이 많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지척의 상가마다 대조적인 상황을 볼라치면 언뜻 납득이 가질 않는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빈 점포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에 ‘역세권이 맞나’ 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역세권·몰세권이라는 자체적인 조건만으로도 배후세대가 튼실하고 유동인구 상황도 좋아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지만 상가의 비활성 원인을 따져보면 가장 원론적인 부분에서 그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먼저 출구마다 들어서 있는 인근 상권과의 경쟁 구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역세권 상권의 범위는 그저 표현상의 문제일 뿐 동일 상권에서도 집객력 순위는 있다. 둘째, 자신이 투자한 상가의 입점 업종이 경쟁력을 갖췄는가 또는 고객의 집객이 자연스러운 유망업종인가도 따져봐야 한다. 셋째, 고객들의 주 동선과 관련해 효과적 길목에 들어서있는가도 중요 체크포인트 중 하나다. 접근성이 낮으면 소비자를 끌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넷째, 상가의 공급이 과잉된 지역이면 개별 상가의 자립도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끝으로 고가 분양으로 높아진 임대료를 못 견디고 임대수요의 교체가 잦을 경우도 간과할 수 없다.

일류상권에도 삼류상가는 있다. 그렇다면 삼류상권에도 일류상가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도 일류상권내 일류상가라면 이보다 더 좋은 투자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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