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가 1999년 아이보를 처음 선보였다가 경영난으로 2006년 단종한 뒤 이번에 AI를 탑재하며 컴백한 것은 일본 경제의 힘찬 부활의 날갯짓을 보여주는 듯했다. 디지털 시대 들어 삼성전자에 밀렸던 소니가 기술개발을 통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도 지난해 11월 관절 32개와 10개의 손가락을 가진 원격 조정 로봇을 내놓는 등 일본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로봇에서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역시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자율주행차에서도 닛산·도요타 등 자동차사는 물론 ZMP 등 벤처기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ZMP는 지난달 도쿄시내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무인주행에 성공했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공항에서 경기장까지 운행할 계획이다.
|
비크 카메라 외에도 코지마·소프맵 등의 가전매장과 마루이 등 백화점 체인에서도 비트코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식당, 옷가게, 호텔 등 비트코인을 받는 곳만 1만개 이상에 달할 정도다. 시세 변동이 심하고 거래 완료에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홍보 효과도 있고 중국 관광객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4년 거주했던 이관섭 블록체인연구소 대표는 “일본이 지하철에서 별도 카드를 쓰거나 현금을 쓸 경우 환승할 때 재구매해야 하는 등 정보기술이 한국보다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면서도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등 신산업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앞서 도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블록체인 기술의 금융, 공공행정, 물류 시스템 적용을 확대하는 등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
일본 정부는 최근 2020년까지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업들에 현행 30%인 법인세를 20%로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강점을 갖는 AI와 로봇에서 규제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아베 신조 총리는 5년 넘게 저금리 기조와 엔저, 법인세율 인하 등을 추진하며 규제 개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출시될 때 기존 규제를 면제하도록 했다. 앞서 2013년에는 도쿄·오사카·오키나와 등 17곳을 차례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해 드론·원격의료 등 신사업을 자유롭게 추진하도록 했다.
기업들도 합종연횡을 통한 ‘팀(Team) 재팬’ 구성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에너지와 온난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도요타·닛산·혼다 등 11개 연합군이 오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900개가량 설치하기로 한 것이 단적인 예다.
최재용 4차산업혁명연구원장은 “일본이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기울인 시점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AI·IoT·로봇·자율주행차·핀테크 등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한발 앞서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주도권 경쟁에서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밀리는 우리나라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해외 현장에 나가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고광본선임기자 박홍용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