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의회 도서관에 방문한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휴관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읽고 있다. 셧다운이 주말과 겹친데다 행정부가 사태에 대비해 초기 타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가 20일(현지시간) 자정을 기해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에 돌입했지만 시민들은 별다른 혼란 없이 주말을 보냈다. 지난해 셧다운 위기가 여러 차례 예고돼온데다 과거의 셧다운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 당장 혼선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셧다운 가능성이 일주일 전부터 예고되면서 상당수 연방 소속 기관들이 직원 임금을 앞당겨 확보해둔 덕에 이날 대부분 국립공원과 박물관은 제한적 범위지만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19곳도 이날 문을 열었으며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공원 등 일부만 폐쇄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마지막 셧다운이 있었던 지난 2013년 10월 미 전역의 박물관과 국립공원이 전면 폐쇄된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CNBC 등 미 언론은 셧다운이 관공서가 쉬는 주말과 맞물려 시작돼 초기 충격은 적은 편이라며 “셧다운에 따른 불편함을 시민들이 체감하려면 며칠은 더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법무부도 이날 “다음달 9일분까지 공무원 임금을 확보하고 있어 법원은 다음주 월요일에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장거리 여객철도인 암트랙 역시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자체 예산이 있는 우정국 역시 20일에도 편지와 소포 등을 배송했다. 미 국방부는 130만명의 현역 군인의 월급을 다음달 1일분까지 선지급해놓기도 했다.
셧다운 돌입을 앞두고 연초의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됐던 뉴욕증시도 19일 다우와 나스닥 등 주요 지수들이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거 셧다운이 증시에 별다른 악재가 되지 않았던 학습효과 탓인지 다우지수는 0.2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셧다운은 과거에도 있었다”면서 “셧다운이 미 신용등급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다만 “셧다운이 향후 예산정책을 불안정하게 하는 전조가 될지, 또 연방정부 부채 한도와 관련한 ‘벼랑 끝 전술’이 될지 여부는 미 신용등급과 관련한 중요한 함의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