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간인사찰 ‘입막음’ 류충렬 조사…22일 장석명 소환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 자금이 청와대로 흘러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1일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어 22일 ‘관봉’ 자금 전달에 관여한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르기로 하는 등 MB 정부의 국정원 불법자금 수수 및 ‘민간인 사찰 의혹 무마’ 사건과 관련한 인사들을 줄소환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국정원 불법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해 류 전 관리관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류 전 관리관은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불법사찰과 관련한 증거인멸 지시의 입막음용으로 관봉을 자신에게 전달해줬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장 전 주무관은 2011년 4월 자신이 류 전 관리관에게서 관봉을 받았고,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장석명 전 비서관이 마련한 자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앞서 국정원 자금 불법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국정원에서 받은 5천만원을 민간인 사찰 관련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뢰 혐의는 부인하면서도 입막음용 자금이 전달된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돈이 국정원 자금이었다고 김 전 비서관이 시인함에 따라 MB 정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은 본격적인 재수사 국면으로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과거 장 전 주무관이 가스안전공사 취업 알선 제안까지 받았다고 밝힌 당시 폭로 내용을 확인하고자 이날 전대천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도 했다.


류 전 관리관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2012년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번복하고 장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이 맞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류 전 관리관은 5천만원의 출처를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줬다고 했다가 장인이 마련해 준 돈이라고 말을 바꿨고, 당시 검찰의 ‘윗선’ 수사는 진전되지 못했다.

한편 검찰은 22일 오전 10시 장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봉 전달에 관여했는지와 이 자금의 출처를 캐물을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장 전 비서관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고, 장 전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장 전 비서관은 앞선 조사에서 관봉으로 전달된 5천만원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검찰이 ‘윗선’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관봉 전달 당시 민정수석을 지낸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은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원관실의 전방위 불법사찰을 받은 끝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에서 사찰이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사찰 관련자 3명을 강요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그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검찰이 입막음 의혹에 관여했던 두 사람을 21∼22일 연이어 부르면서 두 차례의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의 ‘윗선’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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