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업계에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던 롯데손보는 최근 보험업계 최초의 투자를 거듭하며 변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2014년 70억원에 불과한 대체투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과 베인앤컴퍼니, 삼성생명,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거친 이 상무가 2014년 롯데손보에 안착한 이후 구성원과 함께 이뤄낸 성과다. 2014년 4조 원이던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12조원으로 불었고 대체투자 수익률 5~6%, 총 투자 수익률 4.1%의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롯데손보 대체투자 운용팀은 직접 해외에서 투자 대상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항공기, 미국 발전소, 싱가포르 리츠투자 등이 이렇게 나왔다.
JP모건 등 글로벌 IB에 상품을 만들자는 역제안을 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채권과 이자스왑(이자를 채권 발행사와 투자사가 맞바꿈)을 분리한 새로운 형식의 구조화 채권은 롯데손보가 JP모건, 멕쿼리와 함께 만들어 지난해 처음 3,000억원 규모로 투자한 상품이다. 구조화 채권은 채권의 이자와 원금이 금리, 주식, 환율, 신용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변동한다. 이 가운데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채권 발행회사와 투자자 간 이자를 맞바꾸는 이자스왑은 5~6% 중수익을 주기 때문에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높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도입하는 국제회계제도인 IFRS9에 따라 보험사는 구조화 채권을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로 만기 보유가 아닌 단기 매매 상품으로만 분류하며 충담금 등의 비용이 높아졌다.
이 상무는 이런 어려움에 상품을 포기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에 대응했다. 구조화 채권이 단기 매매로만 분류된 것은 변동성이 큰 이자 스왑이 채권과 결합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한 이자와 스왑을 분리했다. 이자 스왑과 분리된 채권은 만기보유 상품로 분류할 수 있기 때문에 회계상 변동성은 10분의 1로 줄지만 수익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발행사는 국내 국공채를 담보로 롯데손보에 제공해 위험계수는 ‘0’로 안전하다. 이 상무는 “다른 보험사에서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달라지는 회계환경에 맞춰 보험사나 공제회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원 김보리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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