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이방인’에서는 선예의 결혼 생활이 방송 최초로 공개됐다. ‘뉴욕댁’으로 먼저 방송에 나온 서민정의 절친으로 등장한 것.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5년 차 이방인 선예는 4살과 21개월의 딸을 키우고 있었다.
/사진=JTBC
선예는 “방송 출연을 고민하다가 민정과 함께한다는 이야기에 나오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원래 아줌마스러운 모습이 있었는데 엄마가 되고 더 분출하게 됐다”며 세일 상품을 보면 못 지나치고, 어디서든 모유 수유하는 ‘예줌마’의 모습을 보여줬다.그런 선예의 남편은 선교사로 활동 중인 제임스 박. 4개 국어가 가능한 능력자인 그는 “결혼 기사가 나고 댓글을 봤는데 바람둥이, 제비, 조폭 같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 본 제임스는 누구보다 아내와 딸을 아끼는 사랑꾼이었다.
선예는 처음 집에 방문한 서민정의 가족을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등갈비와 김치찜 등 캐나다에서도 완벽한 한식 차림을 만들어냈다. 아직 한참 어린 아이 둘을 돌보면서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임에도 선예는 5년 차 주부의 내공을 발휘했다.
식사자리에서는 선예와 제임스의 첫 만남이 공개됐다. 선예가 원더걸스로서 미국에서 활동하다 5일의 휴가 동안 아이티 봉사를 했던 것이 계기였다. 당시 제임스는 선교사로서 아이티에서 봉사를 하고 있었고, 거기에 선예가 자원봉사자로 오게 된 것.
선예는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가수가 되니 다음 삶의 목적에 대해 스스로 묻게 됐다”며 “아이티에서 치료를 못 받아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아파 위로의 노래를 불렀다. 이렇게도 내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대에서와는 다른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결혼할 당시 선예의 나이는 만 23세. 활동 중인 여자아이돌 중 결혼한 것은 선예가 최초다. 당시 원더걸스의 리더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도 선예에게는 뚜렷한 소신과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남편과 삶을 사는 태도가 무척 비슷했다.
제임스는 “처음에는 연예인이 이미지 메이킹을 하러 온 줄 알고 차갑게 대했다”며 “더럽고 냄새 나는 콜레라 클리닉에서 환자들을 물티슈로 닦아주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주사를 맞으면서 울자 노래를 불러주기 시작했다. 천사 같은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 모두 운명임을 확신했다. 제임스는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선예는 “3일 만에 결혼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 중 더 적극적인 것은 선예였다. 손편지를 남기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인연을 이어갔다.
프러포즈 또한 선예의 몫이었다. 제임스는 “선예는 리더십이 강하다. 전화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깜짝 놀랐다. 제가 돈이 없어서 반지도 못 사준다고 말하니까 반지는 영원한 게 아니고 중요한 건 우리 마음이라고 하더라.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선예가 제임스를 보고 결혼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선예는 “제임스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을 보는데 어릴 때 상상했지만 크면서 잊게 된 남편의 모습이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왠지 둘이 결혼해서 같이 이런 일을 해나갈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선예는 데뷔곡 ‘아이러니’를 시작으로 ‘Tell me’ ‘Nobody’ ‘So hot’까지 ‘메가 히트곡’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받은 만큼 나눌 줄도 알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옳은 삶을 위해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린 것. 1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밝고 긍정적인 선예의 모습은 그의 현재마저 응원하게 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