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곧 출시할 신형 ‘싼타페(프로젝트명 TM)’를 ‘1만대 클럽’에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유일하게 월 1만대 이상 팔린 ‘신형 그랜저’와 동급으로 놓은 것으로, 싼타페를 통해 ‘SUV 명가’로 거듭나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풀체인지의 출시 시점을 ‘2월 중’으로 확정했다. 판매 목표는 월 1만대 이상으로, 이는 올해 상용차를 포함한 현대차 내수 판매 계획 70만대 중 14% 이상을 차지하는 과감한 목표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를 통해 갈수록 커지는 중형 SUV시장을 휘어잡겠다는 각오다. 동시에 지난해 출시한 소형 ‘코나’, 올 상반기 출시할 준중형 ‘투싼’ 페이스리프트, 신형 싼타페로 이어지는 SUV 신차 라인업을 완성해 전통의 텃밭인 세단과 더불어 SUV 투트랙으로 내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월 평균 1만대 이상 팔린 차는 그랜저 한종 뿐이다. 과거 ‘쏘나타’와 ‘아반떼’도 월 평균 1만대 이상 팔렸다. 만약 싼타페의 1만대 클럽 가입이 성공할 경우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SUV는 특성상 법인과 택시용 수요가 거의 없다. 택시와 법인용 구매가 꽤 있는 그랜저와 쏘타나와 달리 순수 개인용 수요로 월 1만대를 달성하겠다는 것이어서 더욱 도전적인 목표라는 평가다. 기존 싼타페(DM)는 2015년과 2016년 몇달은 1만대 이상 팔렸으나 해당년도의 월평균 1만대 달성에는 실패했다.
신형 싼타페의 1만대 클럽 가입은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영업이익 중 내수 비중을 40~50%로 본다. 싼타페는 2,000만원대 후반부터 3,000만원대 후반인 고가 SUV인데다 대량 판매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까지 더해지면 대당 마진율이 더욱 커져 현대차 전체의 영업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싼타페 풀체인지 차의 디자인은 지난해 나온 소형 SUV 코나에서 시작된 새로운 SUV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새로운 형태의 6각형 대형 메시 그릴, 얇고 긴 직선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주간주행등과 하단 헤드램프를 분리시킨 ‘컴포시트 램프’를 채용한 것도 코나와 같다. 엔진 라인업은 2.0과 2.2 디젤, 2.0 가솔린 터보 등 3종으로 구성되며 트랜스미션은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신형 싼타페가 1만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선 형제차인 기아차 ‘쏘렌토’를 넘어서야 한다. 쏘렌토는 지난해 7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돼 현재까지 신차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1만대 이상 팔리기도 했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엔진 라인업은 물론 변속기까지 같은데다 가격대까지 비슷해 두 차의 정면 승부는 불가피하다.
현대차 측은 1만대 목표를 자신한다. 쏘렌토 등 기아차 SUV는 남성 이미지가 강해 도시적 세련미를 추구하는 싼타페와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폭발적인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그랜저와 싼타페를 앞세워 올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맹준호·강도원·조민규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