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버지 정석진(삼일공고 감독)씨와 형 정홍이 모두 테니스를 한 ‘테니스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하지만 테니스를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는 난시 치료 때문이었습니다. 의사가 책을 읽는 것보다 눈이 편안해지는 초록색 코트를 바라보는 것이 낫다고 권유해 라켓을 쥐게 됐습니다. 두꺼운 고글을 쓰는 바람에 해외 언론으로부터 ‘교수님’, ‘아이스맨’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정현은 주니어 시절부터 이형택(42·은퇴)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2013년 윔블던 주니어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남자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지난 22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메이저 대회 8강을 이뤄낸 정현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인 최초 메이저 대회 우승이죠. 우상으로 삼았던 전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 ·세르비아)를 꺾고 이뤄낸 8강이기에 자신감으로 충만합니다. 그는 조코비치와의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승리로 인해 한국에서 테니스 붐이 더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은 나에게 있어 많은 꿈 중 하나가 이뤄진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니스의 미래까지 걱정하던 든든한 정현 선수. 그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