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개막 연설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가 알랭 베르세 스위스 연방정부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다보스=EPA연합뉴스
“개혁 개방으로 투자를 유치해 전 세계와 성과를 나누는 ‘글로벌 자유무역’의 새 수호자가 되겠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3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개막 연설을 통해 자신의 공유 개혁론인 ‘만 키 밧’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대국 발 보호무역주의의 맹위 속에서 신흥국과 동남아시아를 대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모디 총리의 연설은 올해 포럼에서 폐막일인 26일 연설에 나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설파할 것이라는 경계심과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지난해 포럼에 처음으로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갈채를 받은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올해 다보스가 모디 총리에게 주목하는 것은 특히 2조달러 인도 경제의 잠재력과 투자가치 때문이다. 인도 경제는 오는 2022년 현재 글로벌 4위 경제 대국인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전날 다보스에서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인도가 올 회계연도에 중국보다 높은 7.4%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총리로는 21년 만에 다보스를 방문한 모디 총리도 3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인도 세일즈’에 나서는 한편 에어버스·JP모건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고 120명의 국제경제포럼 소속 최고경영자(CEO)와 콘퍼런스를 진행하는 등 ‘인도 알리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심지어 요가강사까지 대동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모두 제치고 올해 개막연설을 꿰찬 모디 총리는 웅비하는 인도의 오늘을 보여준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치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 꼭 필요한 글로벌 리더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라우스 슈바프 WEF 창설자는 개막에 앞서 포럼 참석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재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질적 완화’”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들이 대량의 양적완화를 진행한 것에 빗대 불평등을 막기 위한 전폭적이고 새로운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보스=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