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의미학 유태영 대표
‘객관적 사실 편승법’이란 객관적으로 믿을만한 매체의 믿을만한 정보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MBC 방송국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 홍삼 품질비교를 방영한 적 이 있습니다. 이 정보를 이용해 모 홍삼브랜드에서 홍삼품질비교란 콘텐츠를 만들어 네이버 파워링크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정체불명의 광고는 여전히 노출되고 있습니다. 광고주 표기 없는 이런 광고를 네이버에서 승락했다는 사실도 전 이해가 잘 안 갑니다.글의 출처는 소비자리포트란 블로그이고 글쓴이는 그냥 블로그의 주인처럼 느껴집니다. 근데 이 콘텐츠에서는 홍삼 6년근이나 4년근이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검증한 불만제로의 콘텐츠를 빌어 어떤 브랜드 이름을 삽입하는데 성공 했습니다.
이 콘텐츠에서 홍삼은 흡수율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시중에 나와 있는 브랜드 중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흡수율이 좋다고 브랜드 이름까지 노출하면서 객관적 정보에 편승했습니다. 이 광고는 아주 오랫동안 네이버 파워링크 상위 순위에 노출 되었고 이 광고를 흉내 내는 브랜드도 생겼습니다.
소비자들은 홍삼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것을 이용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광고를 하는 것 이지요. 사실 홍삼은 4명중 1명은 먹어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특정 효소가 없으면 사포닌을 흡수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특수 효소는 컴파운드K라는 것입니다. 그 효소가 우리 국민들 4명중 1명은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컴파운드K라는 효소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홍삼에 배합한 제품도 있습니다. 매우 비쌉니다.
사포닌의 함량을 내세우는 기업도 있고, 흡수율을 내세우는 기업도 있고, 홍삼자체의 문제를 내세우는 기업도 있습니다. 최근에 만난 어떤 업체는 홍삼에는 사포닌이 별로 없고 줄기, 이파리, 열매, 꽃봉우리에 사포닌 성분이 80%이상 들어 있다고 주장 하면서 뿌리 뿐만 아니라 줄기, 이파리, 열매, 꽃봉우리 모두를 먹어야 한다고 주장 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업체는 홍삼 그 자체를 위험한 건강식품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원래 홍삼은 인삼을 증숙하여 만든 것인데 홍삼으로 만든 목적이 뭐냐하면,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잘 안 맞고 부작용이 많아서 부작용을 덜어 내려고 만든 것이 홍삼이라면서 홍삼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탈이 생긴다고 주장 하고 있습니다. 홍삼을 장기 복용한 사람들한테서 발견된 부작용을 말하면서 홍삼도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업체는 홍삼을 나노 분쇄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흡수율이 좋다고 합니다. 여러분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정말 좋은 홍삼을 먹으면 면역력이 좋아져서 다양한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켜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마다 하는 말이 달라서 도대체 누구 말이 제대로 된 말인지 도무지 분간을 할 수 가 없습니다.
정보를 분석하고 종합해 보면 제가 보기에는 첫번째는 홍삼이 아닌 인삼이 나에게 잘 맞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잘 맞으면 홍삼을 먹어보되, 농약을 치지 않은 인삼 전체에 컴파운K를 배합하여 만든 것이 정답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시장에 이런 제품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컨셉 인지도 모르죠.
그러니 소비자들은 당연히 선택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 분명 합니다. 홍삼시장의 독보적인 1위는 정관장입니다. 건강 식품 시장 중에 홍삼 시장이 가장 큽니다. 두번째는 비타민 시장이고 세번째는 유산균 시장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객관적 사실 편승법’을 이용한 광고주는 그 광고 기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보니 비타민 시장도, 유산균 시장도 같은 광고기법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이처럼 진실이 불분명한 혼탁한 싸움판에서는 소비자들이 객관적 사실에 많이 기대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 분석을 통해 알아내고 가장 적절한 광고 기법을 만들어 낸 것 입니다. 이 업체는 이 광고기법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여 TV광고까지 하고 있으며 정관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위기를 감지한 정관장은 이 후발업체의 광고를 흉내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후발업체의 진격을 멈추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느낍니다. 정관장은 온라인 마케팅에 대해서는 아직 느림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프라인광고에서는 강한 반면 온라인에서는 아직 디테일이 부족한 면이 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마케팅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일군 기업이 그 바닥에서는 강한 면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객관적 사실 편승법’이라는 광고 기법 하나로 홍삼 시장을 흔들고 있는 이 후발업체의 광고 디테일을 면밀히 벤치마킹 해보세요. 뭔가 다른 점이 발견 될 것입니다.
‘객관적 사실 편승법’은 시장이 혼탁하고 어수선하고, 진실의 진위를 가르기 어려운 아이템에 적합합니다. 세상에 이런 아이템은 너무나 많습니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것 인지 모르는 가운데 객관적 사실을 만들어 편승하면 되는 기법입니다. 매우 쉬운 기법이긴 하나 약간의 글 솜씨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장을 잘해야 합니다. 일종의 위장 전술 이기도 합니다.
시장분석과 소비자 상태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컨텐츠를 만들 때는 화려한 편집이나 디자인은 무시하고 투박하고, 진실하게 보이는 것이 좋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위장은 하지 마세요. 브랜드 가치가 손상됩니다.
글_네모의미학 유태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