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은 파업에 돌입하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또 광화문에서 진행된 금속노조의 ‘신년 투쟁 선포식’ 집회에 참석해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등을 담은 채권단의 자구안은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채권단은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중국공장 문제를 처리하고 총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파업과 상경투쟁을 바라보는 사측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1조3,000억원의 만기를 1년 유예했다. 그런데 노조가 다음달 26일까지 회사가 제시한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차입금 만기 연장을 취소한다. 당장 돈이 없는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자구안보다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는 ‘우리는 책임이 없다’며 자구안을 거부하고 있다.
그럼 노조의 말처럼 사측이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일까. 이미 일반직 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금삭감 등 자구안을 받아들였다.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 축소 및 임원 감축, 일반직 희망퇴직, 특수관계자 거래 개선과 판매 촉진을 위한 해외 영업망 정비 등을 통해 525억원 수준의 자구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91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의 일방적 모습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구안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본질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 구성원의 자발적인 노력과 고통분담을 통한 체질개선이 핵심”이라며 “근무시간 미준수, 과도한 산재·휴직 등 현장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노동자의 희생과 관련 없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