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왼쪽부터) 현대차 사장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형호 대중소협력재단 사무총장이 24일 서울 구로구 대중소협력재단에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1,500억원을 풀어 2·3차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최저임금 인상 충격 완화에 나섰다. 상반기에 500억원을 모두 집행하고 이와 별도로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경영난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대기업이 직접 나서 납품을 받지 않는 2·3차 협력사에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24일 서울 구로구 대중소기업농업협력재단에서 중소벤처기업부 및 대중소협력재단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우선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상반기 내 모두 집행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된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긴급 수혈 차원으로 2·3차 중소 부품 협력사의 근로자 임금 지원에 사용된다.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의 예탁금으로 조성되는 이 펀드 역시 중소 협력사의 경영난 해소가 목적이다. 다만 기금과 달리 대출 형태로 지원한다. 협력사는 펀드를 통해 시중금리보다 2%포인트 낮은 조건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기금 출연과 펀드 조성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밝힌 ‘5대 선순환형 동반성장 전략’의 첫 실행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2·3차 협력사의 교육 인프라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센터’를 건립하고 협력사 전용 교육 프로그램 개발, 맞춤형 연구개발 기술 지원 프로그램, 협력사 해외 진출 지원 등도 올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1차 협력사가 자발적으로 2·3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한다.
한편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협력사 경영 개선의 근본 대책인 납품단가 인상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정 사장은 체결식 후 기자들과 만나 “납품단가 인상과 관련해서는 업체별로 서로 입장이 다르고 당사자 간 협의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단가 인상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대·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혁신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양극화의 돌파구”라면서 “현대차그룹과의 상생협력 협약을 계기로 2호·3호 협약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민우·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