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무역 보복은 언제나 있어" 추가 조치 시사

中 "우리도 몽둥이 많다" 美국채 매각 등 맞대응 채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각료들이 철강과 알루미늄, 지적재산권 분야에서의 추가 무역 구제조치를 예고하면서 미국이 핵심 타깃으로 겨누고 있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격화는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미 국채 매각을 포함한 강력한 보복수단을 거론하며 맞대응 채비에 나섰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호주의는 모든 행위자가 규칙에 따르도록 해 시장이 적절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데 필수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조치를 옹호했다. 특히 로스 장관은 외국산 세탁기, 태양광 제품에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중국이 보복에 나선다면 감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로스 장관은 “언제나 (무역에서) 보복은 있을 수 있다”며 “결국 중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역전쟁은 매일 일어나고 있으며 늘상 있어왔다”면서 “달라진 것은 미국이 이제 성벽을 갖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보호주의 행보에 중국 당국과 공산당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하는 중국 국영 매체들은 강력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사설을 통해 “중국은 미국에 휘두를 몽둥이가 매우 많으며 상무부 문 뒤에 놓고 한 개씩 꺼내서 미국의 머리에 혹을 내야 할 때가 되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미 행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비난했다. 이들 매체는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야 한다”면서 “미국산 육류의 위생 기준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콩·면화도 중국으로서는 대체 가능한 농산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아가 미국산 자동차, 전자제품, 보잉 항공기 구매 제한과 중국인 학생의 미국 유학 억제 조치, 글로벌 경제에 파급력이 큰 미 국채 매각 카드도 보복 수단으로 거론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무역 보호주의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상대를 해칠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상처를 입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상에 검과 창이 뚫을 수 없는 갑옷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 국가가 다른 한 국가를 상대로 보호무역주의의 몽둥이를 휘두른다면 자신은 하나도 다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보스=김희원기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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