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1조5,649억원 규모의 코스닥 주식을 쓸어담았던 개인투자자들은 11일부터 9,72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날이다. 전일까지만 해도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곧바로 돌아선 셈이다.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연간 거래대금의 88%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은 시장을 좌우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변심’은 바이오 쏠림현상에 대한 불안감과 차익실현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1일부터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셀트리온(2,623억원), 신라젠(1,626억원), 바이로메드(084990)(1,005억원) 순이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조차 과열을 인정할 만큼 급등한 바이오주가 순매도 상위권에 대거 포함된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닥지수도 출렁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1일부터 24일까지 10거래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간 등락 폭이 2%에 달하고 있다. 코스닥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인 지난해 9~10월의 경우 코스닥 등락 폭은 월평균 0.7%대에 불과했다.
이는 전반적인 상승세로 기울어 있는 전문가들의 시장 전망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영향이 본격화되면 현재 코스닥150 종목에 집중된 시장의 관심이 코스닥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차익실현이 늘어날 수 있지만 그동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들이 개인투자자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관측된다. 다음달 출시될 새 통합 대표지수인 KRX300 출범 등이 코스닥 수급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KRX300 신설은 연기금·기관이 코스닥 투자를 확대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개인과는 반대로 11일부터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지금까지 총 1조1,09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의 복귀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빌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달 23일까지 12일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0조9,94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 중 코스닥시장에서의 잔액은 6조2,025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 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