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푸 등에 업은 텐센트, 알리바바에 도전장

융후이마트까지 '3각동맹' 경쟁력 강화…中 유통전쟁 거세질 듯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가 프랑스계 글로벌 유통 업체인 카르푸를 등에 업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의 진검 승부를 위한 칼을 빼들었다. 카르푸·텐센트 연합에 중국 5대 슈퍼마켓 체인인 융후이마트도 공동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주축으로 하는 중국 시장 내 뜨거운 유통전쟁이 예고됐다.



24일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텐센트와 유통 업체 카르푸·융후이마트 등 3사가 전날 업무제휴 합의를 체결했다. 이들 3사의 구체적인 사업협력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텐센트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결제 기술을 제공하고 카르푸와 오프라인 유통과 고객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융후이는 경쟁력이 뛰어난 신선식품 운용 능력을 텐센트·카르푸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유통시장에서 고전해온 카르푸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위챗머니’의 탄탄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 텐센트와의 제휴로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영역의 유통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중국에 진출한 카르푸는 중국 전역에서 매장을 269개로 늘리며 외형을 확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최근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빠른 성장과 함께 매출이 급감하면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게임과 SNS,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텐센트는 상대적으로 약한 유통시장에서 카르푸·융후이마트와 손잡고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알리바바의 최대 라이벌인 징둥닷컴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텐센트는 카르푸와의 협력사업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텐센트는 이번 제휴에 앞서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 메이퇀과 온라인 소매점 웨이핀후이 등에 투자했다. 이번에 카르푸와 협력체결에 나서면서 반알리바바 전선을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알리바바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온오프라인 통합 신유통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11월 알리바바의 자회사 타오바오가 중국 4위 슈퍼마켓 체인인 가오신유통의 지분 36%를 29억달러에 사들였고 이미 싼장쇼핑·인타이쇼핑·롄화마트 등 중국 유명 슈퍼마켓과 백화점에 집중 투자한 상태다. SCMP는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는 이제 알리바바나 텐센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처지”라면서 “치열한 중국 유통시장 경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관심”이라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