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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팀장은 “올해는 LG아트센터의 이미지에 맞는 컨템포러리 작품을 필두로 새로운 관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대중적 작품을 배합한 관객 저변 확대 전략을 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관객들의 관심이 저조해 2~3회 공연에 그쳤던 장르도 올해부터는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며 더 많은 관객이 LG를 통해 공연에 입문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LG아트센터만의 색깔은 무엇일까.
“신조류의 컨템포러리 작품을 엄선해서 선보이는 극장이다. 연간 판매분 중 약 7,000석은 연초에 연간 공연일정만 보고 패키지 티켓을 구매한 고정 관객들이다. 우리 색깔에 맞지 않는 공연을 올린다면 가장 먼저 알아챌 관객들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LG아트의 색깔에 맞지 않으면 소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보 반 호프, 피나 바우쉬 등은 모두 LG아트센터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아티스트다.
“주목할만한 아티스트라면 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부터 꾸준히 지켜보고 한발 앞서 초청하려고 한다. 개관 후 20년 가까이 흐르다 보니 LG아트가 소개한 아티스트 중 당시엔 생소했는데 지금은 대스타가 된 경우가 많다. 이들을 4~5년에 한 번씩이라도 국내 무대에 다시 소개하는 것이 우리 역할의 반이라면 또 다른 반은 주목할 만한 신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다. 이 비율을 5대5 정도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올해 라인업 중 오랜 기간 공들였던 아티스트가 있나.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아일랜드의 독특한 정서를 뿜어내는 안무가 마이클 키간-돌란이다. 7~8년 전부터 그가 내놓은 ‘봄의 제전’ ‘지젤’ 등의 작품을 주목해서 봤고 꾸준히 소통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정치, 종교, 사회 등 우리 삶 전반을 다루는, 현대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우리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해외 공연 시장에서 극장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점을 체감하나.
“개관 초반에만 해도 한국을 잘 모르거나 유럽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오기 꺼려하는 아티스트들도 있었는데, 이젠 우리나라의 위상이나 인지도 자체가 달라진데다 LG아트센터도 잘 알려져 있어 아티스트측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명 아티스트들이나 극장의 프로듀서들이 세계의 유수 극장의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을 하거나 우리 기획 프로그램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경우 뿌듯함을 느낀다. 특히 한 번 공연을 하고 난 아티스들은 꼭 재방문을 희망하는데, 이보 반 호프의 경우에도 공연이 끝난 후 ‘언제 또 올 수 있냐’고 물어 강서구 마곡으로 이전하는 LG아트센터(2020년 세계적인 건축 거장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극장이 새롭게 탄생한다)에서 함께 공연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다고 그 전에 다시 오고 싶다’고 하더라. 한국 관객들의 열정적이고 진지한 반응과 공연하면서 가진 좋은 경험들이 결국 극장의 위상을 더 높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