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 대신 말로"…TV셋톱박스 'AI대전'

SKB IPTV 'B tv x 누구' 선보여
8중 복합조건으로 음성검색 가능
KT '기가지니' 가입자 50만 돌파
LGU+·CJ헬로도 잇따라 도전장

가정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스피커에서 셋톱박스(방송수신기)로 옮겨붙었다. 음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에서 영상 분야까지 AI 보급 영역이 확장된 것으로 TV 시청 습관의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25일 음성검색이 가능한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셋톱박스인 ‘B tv x NUGU(누구)’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셋톱박스는 모기업인 CJ헬로(037560)는 지난해 7월 ‘예약녹화’ 기능을 갖춘 AI 기반 셋톱박스 ‘헬로 tv UHD Red’를 출시했다. 아직 음성인식 기능을 지원하지는 않지만 시청 중에 놓친 화면을 최대 90분까지 되돌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담겼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탑재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음성인식 기능은 올해 중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인식 스피커를 중심으로 싹을 틔운 AI 기기 시장이 셋톱박스로 넓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음성인식 성능과 대화 기술의 고도화로 소리뿐만 아니라 화면을 통해 영상과 이미지의 검색 결과를 표출하는 등 복잡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준에 이른 덕분이다. 게다가 셋톱박스는 TV를 보유한 가정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게 되는 가전기기여서 스피커와 비교해 사용자의 구매 저항감이 적다는 특징도 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기존 스피커 ‘누구’는 오디오 기반 기기였는데 (듣고 지나가기 때문에) 휘발성이 높다는 점은 한계로 꼽혔다”며 “이번에 나온 셋톱박스 B tv x 누구에서는 날씨를 물으면 TV 화면으로 이미지까지 띄워주는 만큼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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