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실형 선고에도 "대선 행보 예정대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상베르나르두두캄푸에 위치한 금속노조 본부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부패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로 12년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오는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상베르나르두두캄푸=AP연합뉴스
브라질 대권 차기 유력주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2심 재판의 실형 선고에도 대선 행보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실형 선고에도 올해 대선 출마 행보를 계속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실제로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상파울루 시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판사들이 내가 저지른 범죄를 입증하면 대선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무죄를 주장하면서 대선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좌파 노동자당(PT)도 이날 상파울루에서 전국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글레이지 호프만 PT 대표는 “우리는 지난해 말에 예고한 것처럼 룰라 전 대통령을 올해 대선 후보로 추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 있는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린 2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혐의로 징역 12년 1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혐의는 같았지만 형량은 지난해 7월 1심 재판 때의 9년 6개월 징역형보다 늘어났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룰라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연방고등법원과 연방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있어 당장 체포·수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브라질 대선은 오는 10월 7일 1차 투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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