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워치]구글, 유튜브로 지갑 두둑해지는데 … 계속되는 탈세 논란

해외선 兆 단위 세금 회피 의혹 끊이지 않아
국내서도 망사용료 무임승차 등 논란 여전

유튜브 생태계의 최고 수혜자는 누구일까. 유튜브를 통해 돈과 명성을 얻는 유튜버나 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는 인터넷 이용자 등도 수혜자로 분류되지만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이 그중 가장 첫손에 꼽힌다. 구글은 지난해 3·4분기에만 277억달러의 매출과 77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돈을 쓸어담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리고 또 이를 검색할수록 구글의 지갑이 두둑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구글이 유튜브 등으로 올린 수익과 관련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조(兆) 단위의 조세 회피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초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버뮤다 법인에 수익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30억유로(약 3조9,2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은 지난 2016년 아일랜드 자회사 수익 159억유로를 네덜란드 회사로 보내고 이를 다시 버뮤다 법인으로 보내는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라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조세 회피처를 활용한 이 같은 방식으로 전년보다 7%가량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은 구글의 이 같은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형평세 도입을 추진하는 등 구글의 탈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글이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터넷 혁신을 일궈냈지만 이제는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구글의 조세 회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애드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지난해 국내 광고 매출 추정치는 1,651억원이다. 온라인 동영상 전체 시장 규모 추정치인 4,308억원의 39% 수준이며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의 4배가량 규모다. 유튜브는 2016년 1,167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조만간 과반의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세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물음표다. 구글은 국내에 유한회사로 등록한데다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세금 납부 이력 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측은 “한국 법에 맞게 세금을 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에서처럼 조세 회피처를 활용한 절세 방식 등을 동원할 경우 실제 세금은 비슷한 규모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보다 적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구글 측은 또 국내 통신망 사업자에게 망 사용료도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연간 700억여원 카카오가 300억여원가량을 각각 국내 이통사에 납부 중인 것을 감안하면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구글이 내지 않는 망 사용료는 고스란히 고객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이달 초 국내를 방문해 “망 사용료 납부와 관련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구글 또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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