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음지에 가려져 있던 마리화나의 막대한 경제 효과가 잇단 합법화 조치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아크뷰마켓리서치는 2016년 마리화나 시장이 30% 커졌다며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소비자 산업은 케이블 TV 보급(19%)과 인터넷망 사업(29%)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크뷰의 분석에 따르면 합법화 조치에 따른 시장 확대로 2021년 마리화나가 창출할 경제 효과는 총 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의 160억달러 대비 150%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각 주 정부는 기호용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통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추가 세수입과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미국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콜로라도주는 2016년 마리화나 관련 세수로 약 2억달러를 거뒀다. 아크뷰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주가 계속 늘어나면서 2021년에는 미 전역에서 관련 세수가 40억~47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 7월 기호용 마리화나 거래가 합법화되는 캐나다 역시 세수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이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 간 거둬들일 세수 배분까지 조율을 마친 상태다.
합법화 지역을 중심으로 마리화나 제조·유통·서비스·과학·기술 등에서 창출될 관련 일자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크뷰는 캘리포니아에서만 앞으로 4년간 14만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미 전역으로는 41만4,000명이 이 산업에 종사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리화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의료용 마리화나 제조 업체인 오로라칸나비스는 최근 경쟁사 칸니메드테라퓨틱스를 11억캐나다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오로라의 시가총액은 74억캐나다달러로 늘어나 기존 세계 최대 업체인 캐노피그로스(시총 67억캐나다달러)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수는 캐나다의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비하고 미국 등 해외진출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무도 길에서 마리화나를 피지 않지만 대신 껌·초콜릿·맥주·향초 등으로 마리화나의 활용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면서 “점점 더 정교해지는 마리화나 발명품으로 관련 산업이 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마리화나 제품 배달 업체인 ‘이즈’는 마리화나 액상 전자담배의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판매량이 30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리화나 전자담배용 카트리지 생산 업체인 ‘쿠라’도 월 매출이 1년 사이 200만달러에서 7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 수치는 오직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 실적만을 집계한 결과여서 앞으로 기호용 마리화나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니틴 칸나 쿠라 대표는 “예전에는 투자자를 찾기조차 어려웠는데 현재는 기업가치가 4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호용 마리화나의 양성화가 약물 중독을 부추기면서 청소년 탈선과 마약 운전 등 사회적 문제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실제 2014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차량 사고로 숨진 운전자의 38%가 약물이나 마약과 관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