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윤 사장은 “지난해 말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차(005380)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간곡한 마음으로 말씀드린다”며 “우리 직원들은 ‘잘못된 신화’, 즉 ‘대마불사’라는 매우 위험한 미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은 규모가 크든 작든 노사가 함께 보살피고 키워야 할 생명체인데 작금의 현대차 노조의 행태로는 50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윤 사장은 “조합원들도 지금 이 순간 많은 기업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우리 회사는 괜찮다’는 어처구니없는 믿음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너무 많이 치렀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이달 16일에서야 체결했다. 협상이 해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차례의 부분파업 끝에 4,000억원이 넘는 생산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 말 후배들을 위해 용퇴할 계획이던 윤 사장이 오늘에서야 퇴임식을 갖고 물러난 것도 임단협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윤 사장은 “현대차는 대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노조는 여전히 자만과 착각에 빠져 있다”며 “근원적인 쇄신만이 소중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비록 몸은 떠나도 제 청춘과 인생을 함께했던 현대자동차는 영원히 제 가슴에 남을 것”이라는 윤 사장의 마지막 말에는 노조와 사측이 한마음으로 현대차의 미래를 위해 뛰어달라는 당부가 짙게 묻어났다.
한편 현대차는 윤 사장 후임으로 하언태 울산공장 부공장장 부사장을 선임했다. 하 부사장 역시 현대차 생산기술기획지원실장·생산운영실장·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부터 부공장장을 맡은 등 노무 전문가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