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고급 호텔을 겨냥한 테러로 최소한 22명이 숨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7일 또다시 구급차를 이용한 탈레반의 자폭테러가 벌어져 지금까지 63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고 아프간 정부가 밝혔다.
아프간 톨로뉴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후 1시께 카불 시내 자무리아트 병원 인근 검문소에서 폭발물을 실은 구급차가 폭발했다.
바리알라이 히랄리 아프간 정부 미디어센터장은 이번 폭발로 지금까지 63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면서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잇다고 우려했다.
테러가 벌어진 지역은 아프간 평화협상을 담당하는 고위평화위원회 사무실, 내무부 건물, 유럽연합(EU) 사무실, 각국 대사관 등과 가까워 오가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구급차를 몬 테러범은 환자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경찰에 말해 검문소 하나를 통과했으며 2번째 검문소에서 차에 실은 폭탄을 터뜨렸다고 나스라트 라히미 내무부 부대변인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카불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검은 연기가 수십 미터 높이 치솟았을 정도로 폭발 위력이 강했다고 전했다.
범행 직후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카불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테러 직후 비상연락망을 통해 카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의 안전을 점검한 결과 대사관 직원을 포함해 교민 33명 모두가 안전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탈레반과 내전이 17년째 이어지고 있는 아프간은 가장 높은 여행경보 단계인 ‘여행금지’에 해당하지만, 대사관 직원 외에 아프간 재건 사업 지원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기구 관계자와 건설사 직원 등이 거주하고 있다.
카불에서는 꼭 일주일 전인 20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고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털 호텔에 탈레반 무장대원이 침입해 17시간 동안 총격 테러를 벌여 외국인 14명을 포함해 22명이 숨졌다.
일부 언론은 당시 테러 사망자가 이보다 더 많지만, 아프간 정부가 파문을 줄이고자 늘어난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테러에 대해서는 국내외의 규탄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테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테러범들과 그 지지자들은 범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테러를 규탄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성명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