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생명 치명상 입을라" 한국당, 'PK 사수대책' 부심

한때 TK와 '양대 텃밭'에서 격전지로 변화
탄핵 여파에다 인재 영입 작업 쉽지 않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화재 원인 등에 대해 보고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그동안 “6개 광역단체장을 지키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인재 영입 작업도 예상보다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승부처라고도 할 수 있는 부산·경남(PK) 사수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한때 PK는 대구·경북(TK)과 함께 한국당의 양대 ‘텃밭’으로 여겨졌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 민심이 예전 같지 않아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홍 대표도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6개 광역단체장을 지키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는 한국당 인사가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인천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최대 관심 지역은 단연 PK다. 일단 PK는 양 진영 모두에 정치적 의미가 상당하다.

PK는 1990년 3당 합당 후 보수 성향이 짙어지면서 보수 정당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창녕에서 태어나 경남지사까지 지낸 홍 대표에게 PK는 정치적 고향이다. 동시에 PK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보수의 텃밭’이라는 PK의 정치적 성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민주당은 2016년 4월 총선 때 약세 지역이었던 PK에서 8명(부산 5명·경남 3명)의 당선자를 냈다. 지난해 5월 대선 때는 부산·울산지역 득표율에서 문 대통령이 홍 대표를 앞질렀다. 경남에서는 홍 대표가 문 대통령보다 많이 득표했지만 그 차이는 4.2%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당으로서는 PK가 ‘해볼 만한 지역’으로, 한국당 입장에서는 ‘마음 놓을 수 없는 지역’으로 뒤바뀐 셈이다.

한국당의 최대 고민은 인물난이다. 부산시장의 경우 여권은 정치적 무게감이 큰 인물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재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 차출론도 제기된다. 이 가운데 이 전 수석의 경우 최근 측근들에게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서병수 현 부산시장과 이종혁 전 최고위원, 박민식 전 의원 정도가 공개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현직인 서 시장 정도 이외에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할 때 인지도 면에서 여권 후보군에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홍 대표가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영입을 시도하던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나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본인들이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물 건너간 상태다.

경남지사의 경우 여권에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 차출론이 나온다. 한국당에선 직전까지 경남지사를 지낸 홍 대표가 ‘경남 채무 제로’ 실적 등을 앞세우며 민심 단속을 시도 중이다. 문제는 홍 대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인물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홍 대표가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줬던 박완수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이나 경남지역 한국당 의원들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적극성을 보이는 인물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한국당은 일단 여권의 지지율 하락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홍 대표가 최근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은 지지계층을 상대로 한 ‘관제 여론조사’에 불과한데 이것이 국민 여론인 양 둔갑해 시중에 나돌고 있다. 지방선거에서는 민심이 폭발할 것으로 본다”며 선거 승리를 자신한 것도 이런 기대감과 맥이 닿아 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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