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용자 폭증을 우려해 초기 실명계좌 전환을 하루 10만건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신한·농협은행 등도 일부 제한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하루 10만건이나 최소 수만건으로 계좌 전환을 제한하면 신청순서대로 전환을 완료한다고 해도 최소 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명 전환 첫날 거래소로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전산 시스템 다운 등 혼란과 거래 중단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이 폭증하는 등 혼란이 예상된다. 실명전환 첫날 신규 계좌 개설 요구가 폭증하면서 거래소는 물론 은행업무 마비 가능성도 나와 일반 고객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신규 투자자들의 계좌개설도 어렵게 됐다. 농협은행과 기업·신한·국민·하나·광주은행 등 6개 은행은 ‘가상화폐거래소 이용’을 금융거래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할 방침이어서 신규 계좌 개설은 사실상 어렵게 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재 은행에서 인정되는 금융거래 목적은 급여, 공과금 이체, 신용카드 결제 등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금융거래 목적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 계좌 개설을 거절하거나 금융거래 한도 계좌만 개설할 방침이다. 한도 계좌는 입금은 자유롭지만 출금이나 송금할 때는 하루에 창구에서 100만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인터넷뱅킹에서 30만원까지만 허용돼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통장으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소득증빙이 어려운 주부나 학생·취업준비생 등은 계좌 개설을 못해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 대포통장 및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계좌 발급 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하고 급여계좌 목적이라면 재직증명서·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을, 공과금 이체 목적이라면 본인 명의의 공과금 고지서를 증빙서류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