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결박·가연성 내장재...밀양 '과거 참사' 복사판

189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는 환자 결박과 가연성 내장재 사용, 건물 불법 증개축 등의 문제점을 보여준 지난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와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지난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고스란히 재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밀양경찰서는 세종병원 3층과 4층에서 10여명의 결박환자가 있었다는 간호사의 진술을 확보했다. 밀양소방서도 “환자들 손목이 태권도복 끈 같은 로프로 병상에 묶인 상태여서 환자 한 명당 끈을 푸느라 30초에서 1분가량 구조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1명이 사망한 장성 요양병원 화재 당시에도 노인환자 2명이 침상에 끈으로 묶여 있었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질식사했다. 4년 전 악몽이 그대로 재연된 셈이다. 또 이번 화재는 의정부와 제천 화재처럼 건물 천장 마감재로 쓰인 스티로폼이 불을 급속도로 번지게 하고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합동감식에서 세종병원 천장은 석고보드 위에 전기 배선이 있고 그 위에 스티로폼을 층층이 쌓은 구조인 것으로 확인했다.

고재모 국과수 법안전과장은 “제천 화재 때와 거의 유사한 천장 구조”라며 “스티로폼 마감재가 유해연기를 발생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밀양=황상욱·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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