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타고 종합상사 '제2 전성기'

원유 등 약달러 힘입어 초강세
글로벌 경기 회복세 맞물려
삼성·포스코대우·LG상사 등
올 영업익 목표 잇단 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했지만 이는 미국 경기가 좋아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실질적으로는 올해 약 달러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 반대로 원자재 몸값이 높아집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원자재 무역 거래도 중간에 깨질 확률이 낮아집니다.”(국내 상사업계 관계자)

미국 정부의 ‘달러 약세’ 기조에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지만 국내 종합상사 업계는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데다 국제 원유 가격이 3년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넘는 등 원자재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로 지난해 실적 상승을 이룬 종합상사들이 올해 거시 경제 흐름을 타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종합상사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 후반~20% 중반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0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포스코대우(047050)는 올해 목표치를 25%가량 높인 5,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LG상사(001120)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2,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028260) 상사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2,000억원의 벽을 깰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대우의 경우 유가 상승 덕을 크게 볼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미얀마 가스전 기대치가 높아졌다.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동반상승하는 게 일반적으로 유가가 10달러 오를 경우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이 1년에 200억~3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LNG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미얀마 가스전의 올해 판매량도 견고해질 것”이라며 “무역사업부도 철강시황 호조로 탄탄한 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상사는 석탄 가격 상승이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년간 석탄 가격은 톤당 50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2배 뛰었고 중국 정부는 부실 석탄 광산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공급량을 조정 중이다. 이와 반대로 LG상사는 석탄 생산 능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상업 생산을 본격화한 인도네시아 감(GAM) 석탄 광산의 생산량은 지난해 연간 400만톤에서 올해 600만톤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석탄 가격과 수요가 안정됐다는 판단으로 당초 300만톤이던 지난해 목표치를 400만톤으로 늘렸다”면서 “매년 생산량을 늘려 2023년부터는 1,400만톤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무역 거래(트레이딩)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석탄·구리·철강 트레이딩이 늘어나며 이익 증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 구리를 사서 중국 등에 판매하고 있고 호주나 인도네시아에서 석탄을 구해 다른 나라에 팔고 있다. 철강 역시 포스코 등에서 받아 가공 판매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자원 부문 매출이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연속 상승했다”면서 “올해도 상승장이 지속되며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