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28일 ‘2018 대미 통상 6대 이슈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의 수입규제 리스크가 확대되는 첫 번째 원인으로 ‘중국과의 수출 경합’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산업구조가 중국과 매우 유사해 중국을 겨냥한 수입규제에 한국이 함께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분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는 지난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로 높아졌다. 주력 수출 품목인 평판디스플레이는 93.6, 석유제품과 반도체는 각각 88.8과 64.3에 이른다. 수출구조가 비슷할수록 경합도는 100에 가까워진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수입 수요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로부터 제소를 당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입규제가 확대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민간 기업 제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미국 수입규제 제도의 특징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적극 활용하려는 현지 기업들의 제소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역 제재가 집중되고 있는 생활가전과 철강·태양광 등은 민간 기업이 제소하면 정부가 이를 들어주는 구조로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불만이 쌓인 기업들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또 올해 초 시작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 양국에 각각 지방선거(6월)와 중간선거(11월) 등 정치적 이벤트가 예고돼 있어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입장에 있는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더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 세탁기에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역시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통상 강경 기조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올해도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지속되는 한편 규제 수준이 강화되고 적용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