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실명제 D-1]"'코린이' 들어올 때 털고 나가자"

도 넘은 투자커뮤니티 게시판
작전세력 방불케한 대화 오가
계좌 개설 편법도 전방위 확산

30일부터 시행되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앞두고 일부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가상화폐 가격 전망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거래 실명제가 되면 신규 투자자를 일컫는 ‘코린이(코인+어린이 합성어)’가 대거 가세할 수 있어 “기존 투자자들이 털고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마치 주가 작전세력의 회의를 방불케 하는 이야기도 오가고 있다.

28일 가상화폐 커뮤니티 공개 게시판에 따르면 회원 A씨는 “신규 ‘코린이’가 들어올 때는 제도적 안정성도 같이 안고 가기 때문에 훨씬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정보의 우위를 접하는 이들이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돈을 벌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 거래자들이 유입되면 가상화폐(코인)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니 기존에 물려 있는 투자자들은 매도기회가 될 수 있다고 충고한 것이다. 이는 마치 주가 조정세력이 채팅창을 통해 작전회의를 하는 것처럼 신규 투자자의 손실 여부는 상관없이 기존 투자자들이 매도할 타이밍으로 설명했다. 보다 못한 일부 회원은 “신규 가입자를 호구로 보면 안 된다”거나 “급등락이 줄어들 뿐 무조건 상승이라는 환상이 버려야 한다”고 제지했지만 신규 투자자들의 유입되는 30일 이후를 매도 타이밍으로 잡으라는 설명들이 확산됐다. 회원 B씨는 “주변에 보면 30일부터 엄청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다고 한다”면서 “반등 조짐이 보인다”는 낙관 전망을 올렸다.


이와 함께 신한·기업·농협 등 3개 은행이 신규계좌 발급을 당분간 유보하기로 하면서 신규 거래 문턱이 높아지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편법들이 전방위 확산되고 있다. ★본지 1월26일자 12면 참조

실명제가 실시되면 기존 거래자의 경우에도 보유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계좌가 동일한 은행일 때만 입출금이 허용되기 때문에 해당 은행 계좌가 없다면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주부·대학생 등 직장이 없어 금융거래 목적이 확인이 어려운 이들에게 우회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회원이 “백수라 재직 증명 어려운데 통장도 못 만드냐”는 질문을 올리자 다른 회원이 곧바로 “부모 계좌를 이용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이 밖에도 “00은행 앱을 사용하면 손쉽게 계좌개설을 할 수 있다”거나 “직장인인 경우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하거나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주면 한도도 높일 수 있다”는 등 계좌이체 한도를 증액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거래 목적이 확인되지 않으면 ‘한도제한계좌’로 묶여 창구에선 100만원까지, ATM·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한 경우엔 30만원까지만 인출·이체할 수 있지만 비대면으로 손쉽게 한도를 높이는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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