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보분석 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과 커시먼&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업부동산에 대한 싱가포르의 투자액은 95억4,000만달러(약 10조1,658억원)으로 전년(33억1,000만달러)의 3배에 육박했다. 캐나다와 프랑스에 이은 3위이자 아시아 국가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반면 중국의 투자 규모는 지난 2016년의 173억3,000만달러에서 66% 급감한 59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싱가포르가 미국 상업부동산 투자 규모에서 중국을 앞지른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싱가포르의 대규모 투자 가운데 4분의3을 책임진 것은 세계 5위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이다. GIC는 도이체방크 미국 본사가 있는 월가 60번지의 지분 95%를 9억8,8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모노그램레지덴셜 트러스트를 44억달러에 사들이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GIC 외에도 부동산투자신탁과 물류기업까지 투자행렬에 가세하면서 ‘싱가포르 머니’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싱가포르가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쏟아부은 금액은 총 284억달러로 전년 대비 약 40% 급증해 2015년 달성한 최고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액이 미국 상업부동산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금융당국이 자본의 해외유출을 통제하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위세가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커시먼의 아시아태평양자본시장 이사는 싱가포르가 미국 내 데이터센터, 학교 기숙사, 물류센터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올해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싱가포르가 아시아 국가 중 최대의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