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베트남에 조인트벤처 설립한다

현지 SNP 자회사와 공동
"재기 시동 걸었다" 분석

현대상선은 2017년 7월 6일 베트남 사이공뉴포트와 항만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창근(오른쪽) 현대상선 사장이 응우옌 당 응이엠 사이공뉴포트 사장과 협약서를 들고 악수하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이 이달 말 베트남에서 사이공뉴포트(SNP)와 손잡고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29일 투자은행(IB) 및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베트남 현지 기업인 ‘TAN CANG OVERLAND’와 조인트벤처를 세울 계획이다. ‘TAN CANG OVERLAND’는 SNP의 자회사로 현대상선은 지난해 7월 SNP와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선적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협상은 마무리됐고 현재 승인 등 행정 절차만 앞둔 상태다. 조인트벤처는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하며 컨테이너 관리 운반 작업 등을 맡게 된다. 또 고정적인 관리선박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그동안 쌓은 선박관리 업무 노하우를 홍보할 수 있어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조인트벤처를 발판으로 베트남 항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호찌민은 베트남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주요 포스트로 꼽히는 지역이다.

현대상선 주식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현대상선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동시에 기존 현대로지스틱스와의 불리한 계약관계를 끊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6일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매각 과정에서 현대그룹 측의 배임 혐의가 있었다며 현대그룹 전직 임원 등 5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2월6일 거래 재개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이 옛 모기업인 현대그룹에 1,950억원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경영진의 ‘흑자전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대상선이 소송제기와 함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며 재기에 시동을 건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지난 2014년 옛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를 롯데에 매각하면서 영업이익 달성 미달 시 매년 162억원을 보상해주기로 함에 따라 이를 그대로 끌고 가면 현대상선 흑자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대상선으로서도 고소를 통해 이를 정리해야 그나마 실적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인트벤처와 손해배상 소송으로 재기의 모멤텀을 마련하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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