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한국이 중심이 되는 글로벌 금융 헤드쿼터가 나와야 합니다.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는 향후 비자와 마스터같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GLN을 통해 하나멤버스의 서비스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LN은 하나금융 통합멤버십 하나멤버스 등의 디지털자산을 해외 유통 업체와 은행, 포인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포인트 및 마일리지와 상호 교환해 해외에서도 하나멤버스 포인트를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대만·일본·중국 등 11개국에 은행 등 24개 파트너와 제휴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자산과 전자화폐를 블록체인으로 연결시키는 게 바탕이다. 모든 가입사 서버에 기록이 남아 보안성이 높고 실시간 거래와 정산이 가능하다.
한 부행장은 “향후에는 포인트와 마일리지뿐 아니라 은행이 제공하는 디지털머니까지 거래되고 교환될 수 있다”며 “GLN을 통해 소비자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자산을 쓸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GLN 베타버전을 출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행한 후 디지털자산을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점차 구축할 예정이다. 한 부행장은 “외국 사람들이 올림픽을 보러왔을 때 자신이 사용하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쿠폰을 다운로드해 막국수 가게에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평창·부산·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서 쇼핑·음식·관광·숙박 등 4개 분야에 외국인 대상 800여개의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라호텔·신세계백화점·롯데면세점 등을 비롯해 평창 주요 맛집 할인과 KEB하나은행 환율우대까지 가능하다.
국내 금융 산업에 멤버십 붐을 일으킨 하나멤버스는 지난해 가입자 1,000만명을 넘어서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멤버스 연계 예금, 카드 상품의 판매도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중 출시한 하나멤버스론을 통해 상품판매 채널로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하나멤버스에 통합 바코드를 통한 오프라인 매장 직접결제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가맹점마다 개별 바코드를 따로 찾아 결제할 필요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동일한 하나의 바코드로 편리한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 원할머니보쌈·박가부대찌개·모리샤브가 직접결제 가맹점으로 새로 등록됐고 20개 업체, 2,000여개 가맹점이 추가로 직접결제 가맹점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한 부행장은 “금융회사 플랫폼의 필수요소인 지급결제 인프라를 확대 개선해 이전에 없었던 명실상부한 생활 플랫폼으로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 부행장은 올해가 고객과의 소통방식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오는 원년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다이렉트메시지(DM)나 문자메시지·e메일을 보내는 방식이 정보제공 정도의 호응을 가져왔다면 금융사도 참여형 플랫폼을 통해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연스레 금융생활과 연계해주는 식이다. 한 부행장은 “가까운 미래에 특정 정보로 고객을 타기팅해 소통하는 방식은 없어질 것 같다”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토대로 실시간 정보 흐름 관리를 가능하게 하도록 본격 준비해 금융회사와 거래하면서 이런 좋은 경험도 하는구나 하고 느낄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