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 정부 내부문건을 입수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및 각 부처 소속 고위공직자들이 5G 인프라를 연방정부가 설치한 후 자국 통신기업에만 통신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9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고위관계자가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논의가 오간 것은 사실”이라며 악시오스의 보도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이 당신의 통화 내용을 엿듣지 못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를 원한다”며 “안전한 통신망에는 악당들이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내부문건에는 지금처럼 통신사업자가 5G망을 설치하는 방안도 실렸지만 악시오스는 “이 대안은 중국의 안보 위협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예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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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ZTE 등이 나아가 미국 통신망까지 장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건은 “5G망 구축을 추진하는 글로벌 업체는 퀄컴·삼성·화웨이·ZTE 등 소수이며, 특히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4G 이동통신(LTE) 통신망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면서 “비공식적 규제가 없다면 미국 5G 시장에도 화웨이·ZTE가 진출할 것이며 여타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더 떨어질 것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장이 중국 정부와 화웨이의 분명한 목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명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5G망 국유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통신 분야에서 중국 정부와 일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개발도상국 통신 인프라 투자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대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가 안전한 5G망 수출로 ‘민주주의 동맹’을 보호해 중국에 대항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