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편이 전파를 탄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여다봤다면 살릴 수 있었다. 최근 3년간 학대로 사망한 아이는 66명. 기적처럼 살아남아 사망인원으로 집계되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하는 걸까. 무관심 속에 커져가는 아동학대, 우리 사회가 방치하고 있는 아동학대의 실태를 조명한다.
▲ 아이가 죽었다. 아무도 몰랐다
갑자기 아이가 사라졌다. 지난 해 3월 30일 실종된 준희양은 친부의 실종신고가 허위로 밝혀지면서 그 전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준희양이 사망한 시점이 사라진 날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던 것. 부모의 잔인한 폭행과 증거조작이 충격적인 한편 아이가 고통 속에 죽어가는 동안 과연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만약 친부가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억울한 죽음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동학대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취학 아동은 아동학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집안 깊숙한 곳에서 벌어지는 비극,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 보석처럼 빛나던 눈망울, 다섯 살 지호의 비극
“아이가 숨 쉴 때마다 피냄새가 진동했다.” 지호(가명)는 엄마의 남자친구로부터 3개월 동안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렸다. 주변에서 학대를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심각한 부상으로 병원에 드나들기를 수차례, 단 두 번의 학대 의심 신고. 첫 번째 수사 결과는 ‘학대 혐의 없음’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폭력은 지속됐다. 그 결과 아이는 안구 적출, 고환 한쪽 제거, 두개골 골절, 쓸개관 손상 등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가까스로 죽음을 피했지만 아이는 몸에 새겨진 비극의 흔적을 평생 보듬으며 살아야 한다. 그 3개월간 지호에게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 아동학대에 인색한 예산?!
90년대 후반에 떠들썩했던 아동학대 사망 사건 이후 2000년에 아동복지법 개정이 이뤄졌다. 그 후 17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개정이 이뤄지고 새로운 법이 생기길 반복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아동학대 사례는 해마다 급속도로 늘고 있다. 도대체 아동학대를 막지 못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대 아동을 보호하는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소속 상담사들과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예산이 부족하다” 2018년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21억이 줄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관련 예산이 우리의 60배가 넘는다. 아이들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매를 맞는 이때, 과연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진=MBC ‘PD수첩’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