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자사주 매입 효과 '그뤠잇'

삼화페인트·선데이토즈 대표
자사주 사들여 수급개선 주가↑
"수급보다 펀더멘털 집중" 조언도

상장사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이 증시 호황 덕분에 주가 부양 효과는 물론 수익까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코스닥이 900을 넘어서며 자사주 매입은 수급을 호전시켜 주가 상승 탄력을 커지게 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마다 자사주 매입의 목적이 다르고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급 개선은 단기 효과에 그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진수 삼화페인트(000390) 대표는 지난 22일 자사주 5,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회사 측은 “오 대표의 자사 주식 매입 결정은 회사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의 자사주 매입 사실이 알려진 24일 삼화페인트 주가는 3% 이상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창업자가 떠나며 경영 공백 우려가 제기됐던 선데이토즈(123420) 역시 자사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정섭 선데이토즈 대표는 15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선데이토즈 주식 4,170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 대표가 자사주 매수에 나선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고원장 선데이토즈 부사장도 자사주 1,800주를 장내 매수하며 힘을 더했다.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회사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이뤄진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선데이토즈 주가는 실적개선 기대감에 수급 개선이라는 호재가 겹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에 이은 신작게임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자사주 매입은 방어적 성격이 강하지만 지금처럼 장이 좋을 때 매입한다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며 “수급이 좋은 상황에서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되다 보니 자사주 매입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주가 반등’의 공식이 반드시 통하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전략을 짤 때 자사주 매입과 함께 펀더멘털도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효성(004800)의 경우 조현준 회장이 자사주 5,500주를 매수했다고 전날 공시했지만 이날 효성의 주가는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호황기에 자사주 매입 효과가 큰 것은 맞다”면서도 “수급 개선은 단기 효과로 그칠 수 있는 만큼 펀더멘털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