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대1의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액면분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바꿔 역대 최고 실적과 함께 깜짝 공개했다. 그동안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온 데 이어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거듭나기 위한 히든카드를 꺼냈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어 현재 5,000원인 삼성전자 주식의 액면가를 100원으로 변경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도 41% 넘게 올라 현재 260만원대인 삼성전자 주가는 오는 5월16일 5만원대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날 주가는 장중 8.71%나 올랐지만 외국인이 6,154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는 0.2% 상승한 249만5,000원에 그쳤다. 하지만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거래대금은 3조3,26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비싸다 보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소유해 막대한 이익에 대한 배당소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고 사실상 주주환원 정책의 완결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9조2,000억원을 들여 보통주 330만2,000주, 우선주 82만6,000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배당도 전년 대비 46% 증가한 5조8,000억원으로 늘리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해왔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은 3월 주주총회의 정관 변경을 거쳐야 한다. 이후 현재 거래되는 주식과 분할된 주식을 교환하는 절차 등을 거쳐 5월 이후에나 액면분할 과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과거 액면분할 사례를 살펴보면 분할로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가가 오른 경우도 있었지만 반대로 10거래일 내에 10% 이상 하락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만큼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발표하자 주가는 한때 전일보다 8.71%나 오른 270만7,000원까지 급등했다. 거래대금도 3조3,259억원에 달해 코스피·코스닥이 생긴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일일 거래대금을 경신했다. 과거 신기록은 지난 2007년 10월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2조2,650억원)가 세운 바 있다. 덩달아 코스피도 오후 한때 전일보다 1.14% 오른 2,597.14까지 상승했었다.
/유주희·한재영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