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결국...한국산 베어링에 45% 관세 폭탄

철강·세탁기이어 부품까지 부과
4월 최종판정때 PMS 적용될수도

미국이 결국 기계와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는 원추형 롤러베어링에 최대 45%에 달하는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다. 미국 보복 관세의 반경이 철강과 세탁기에 이어 부품 분야로까지 넓어지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30일) 미국 상무부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원추롤러베어링(Tapered Roller Bearings)’에 대한 덤핑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대 45.5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추롤러베어링은 자동차 등에서 회전하는 축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부품이다. 한국의 대미수출 물량은 지난 2016년 6,832톤(1,000㎏)으로 약 6,000만달러 규모다. 미국 수출량이 2014년 4,438톤에서 지난해 6,006만톤까지 뛰자 현지 업체들이 들끓는 상황이다.


이변 결정으로 국내에서 미국으로 원추롤러베어링을 수출하는 베어링아트코퍼레이션이 45.53%, 셰플러코리아코퍼레이션은 21.23%, 그 외 업체들은 33.42%의 관세가 부과됐다. 상무부의 윌버 로스 장관은 “미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지만 우리 무역 파트너들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면서 “최종판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 사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우려는 오는 4월 최종 판정 때 미 상무부가 특정시장상황(PMS·가격이 왜곡된 비정상 시장)을 적용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다. 미국 업체 팀컨은 지난해 말 한국의 원추롤러베어링에 포스코 열연이 사용됐다며 관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추가 제소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포스코 철강을 쓴 모든 제조업 제품이 반덤핑 관세 부과 범위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미 상무부는 좀 더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최근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 등 상황을 보면 쉽게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한편 29일(현지시간)에도 한국과 대만에서 수입되는 저(低)융점 폴리에스테르단섬유에도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국 기업으로는 도레이케미칼코리아가 16.48%의 관세를 맞았고 대만 기업에는 52%가 부과됐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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