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낙마, 美 대사 지명 철회 이유 '대북 관련 강경파와 이견' 때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주한 미국 대사 지명이 철회돼 이목이 집중됐다. 북한 핵시설 선제공격 등 대북 정책 관련 백악관 강경파와 이견을 보인 것이 결정적인 낙마 이유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차 석좌의 낙마는 제한적인 대북 타격,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전략에 대한 반대가 가장 큰 이유로 확인됐다.

차 석좌도 지난달 30일 주한 미국 대사에 내정됐다가 취소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 WP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 핵시설에 대한 예방적 공격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 못한다”며 코피 전략에 반대한다는 뜻을 확실하게 전달했다.


차 석좌는 미국의 북한 공격을 앞두고 한국 내 미국인 대비 문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담당자들이 차 석좌에게 대북 공격과 주한 미국인 대피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차 석좌가 대북 군사 공격에 반대하면서 낙마하게 됐다고 전했다.

차 석좌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터 차 전 내정자가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입장차로 낙마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후임으로 더한 강경파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WP는 지난달 31일 ‘주한 미 대사 지명 철회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대북 압박이 한국을 걱정시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북 공격에 준비되지 않은 인사는 주한 미 대사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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