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중년들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재취업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임원 등 이른바 고스펙 중년들조차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무엇보다 과거에 비교적 이직이 쉬웠던 중소·벤처기업의 채용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는 과거처럼 한번에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보다 인턴 경력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안정적인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미 5060 세대들의 인식은 사회 흐름에 적응해 빠르게 바뀌는 추세다. 잡코리아가 2016년 12월 직장인 813명을 대상으로 ‘중년 인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82.5%가 중년 인턴에 도전할 의향이 있다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 직장인 92.5%가 참여 의사를 밝혀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최근 금융권 명예퇴직 대상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핀테크와 크라우드펀딩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자 중년 지원자의 입사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하지만 벤처기업들은 직원 평균 연령이 낮아 부장급 이상 지원자를 선발하면 직원 간 갈등이 우려돼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일단 선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지난해 재취업한 40세 이상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8.5%(513명)는 경험이 없는 분야에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경험 분야 재취업 비율은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37.9%)보다 10.6%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경력 분야에서 다시 일자리를 잡은 경우는 51.5%(544명)에 그쳤다. 해마다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 채 경험이 없는 분야에 어쩔 수 없이 취업하는 중년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경력을 살린 재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시니어 호텔리어 등 새로운 직종에 도전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숙박 서비스 업체인 야놀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시니어 호텔리어 교육과정의 입학 경쟁률이 3대1을 웃돌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지원자들 역시 예전에는 경력단절여성이 많았지만 이제는 전직 공무원, 초등학교 교장, 대기업 임원 등 이른바 고스펙 중년들의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진용·백주연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