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최근 인천 세관 등에서는 일본인들이 ‘비트코인 지갑’을 갖고 국내에 들어와 수십억원어치 금괴를 매입한 뒤 유유히 빠져나가는 행동이 수차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투자자가 미국과 한국 양국에 각각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미국에서 산 비트코인을 한국으로 전송해 포스코 철강을 매입하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해 수익을 남기는 ‘기업형’ 현물 환치기가 횡행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나 세관이 이 같은 수법을 적발해도 처벌한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김치 프리미엄을 현금으로 바꿔 반출한다면 외환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현물 환치기의 경우 정당한 과정을 거쳐 상품을 구입한 것이므로 이를 규제할 수단이 없다. 또 당국이 자금 출처를 조사해 가상화폐 판매수익으로 밝혀낸다고 해도 현재 법 제도 틀 안에서는 그 자체를 불법 자금으로 보기 어렵다. 금융당국 역시 현물 환치기에 대해서는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근 김치 프리미엄이 10% 안쪽까지 떨어져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현물 환치기로 재미를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