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더 우수한 의료기술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신의료기술 평가제도가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등급제 및 가치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성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과총 바이오경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제에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측은 신의료기술평가제도의 순기능과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책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앞서 신의료기술평가란 로봇,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VR·AR) 등 기술이 가미된 의료기술의 안전성 유효성을 평가하는 제도를 뜻한다.
현행법상 의료기기를 판매하려면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술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임상결과 등을 기준으로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신의료기술 여부를 확인하고 평가한다. 기존 기술로 인정되면 보험 급여 심사로 넘어가지만 신의료기술로 인정되면 연구원의 평가를 거쳐야 급여 심사로 넘어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이 2년가량으로 길고 심사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규제 개선을 촉구해왔다.
연구원 측은 안전성 유효성이 보장된 의료기술이 시장에서 오히려 더 각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돌발성 난청 환자의 고압산소처치술은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급여가 결정되면서 이전에 수술 건수 0건에서 15만5,000건 이상으로 뛰었다. 환자의 안전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자체의 생물학적 안전성, 기기 성능 등을 검토하고 연구원에서 임상 현장에서 안전성 유효성을 평가하는 만큼 이중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보다 신기술이 더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등급제도를 도입하고 질환의 심각성, 대체기술 유무, 삶의 질, 환자 부담 등을 평가시 고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의료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선책을 만들어 시범사업하고 본격화되기까지 또 1년이상 걸린다”면서 “앞서 진행한 개선책들이 업계가 체감할 정도가 못됐던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