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의 남서쪽인 용산구 후암동에는 이른바 ‘문화주택’이라는 일본식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일제강점기 1920년대부터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하면서 일본식에 서양식을 섞은 건물들이 생겨났고 당시 전통주택과 다른 이들을 문화주택이라고 불렀다. 현재도 300여채의 문화주택이 남아 이국적 풍경을 띤다. 왜 이 지역일까. 이는 용산에 주둔한 일본군과 관계가 있다. 남쪽으로는 일본군 주둔지(현재 용산 미군기지), 북쪽으로는 한양도성 남대문 사이라는 위치 때문이다. 지금 용산 미군기지 옆 이태원에 외국인들이 몰려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식 문화주택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사진의 ‘지월장(指月藏)’이다. 1920년대 초 황해도에서 철도사업을 하던 일본 서선식산철도주식회사 상무이사였던 니시지마 신조의 별장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되고 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