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美 코피전략은 비극...北, 올림픽 기회 잡아야"

유엔 사무총장, 평창올림픽 개막 앞두고 한국특파원단 첫 간담
"평창올림픽은 중대한 진전 기회"
北 도발 우려엔 '부정적 결과' 경고
"좋은 군사옵션도 비극의 시작"
북미 대화 등 평화적 해법 강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앞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철 특파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을 향해 “올림픽이 중대한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 기회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번주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앞두고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림픽 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위든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남북 간 교류 확대는 긍정적이고 특히 남북 군사 핫라인(서해 군통신선)을 다시 구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림픽은 그 자체로 중요한 시그널이고 중대한 진전을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구테흐스 총장이 한국 특파원단과 별도의 인터뷰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의 한국 방문도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는 처음이다.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구테흐스 총장은 1980~1990년대에 두세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핵 중재를 위해 그간 방북 의사 등을 시사해온 그는 평창올림픽 기간 북측 인사들을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별도의 계획이 없다”면서 “한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참석하는 만큼 한국 국민에게 깊은 연대감을 표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평창에서 북측과의 대화의 주도권이 한국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평창올림픽 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데 대해서는 “올림픽이 끝난 후 어떠한 긴장 고조 행위도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어떤 행위라도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빅터 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낙마에 논란이 커지고 있는 미국의 대북 ‘코피전략(정밀타격)’에 대해서도 “한반도 위기에 대한 ‘좋은’ 군사적 해법이라는 것도 매우 비극적인 상황의 시작”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총장은 북핵 협상론을 부각했다. 그는 북측이 비핵화 협상에는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다년간의 정치 경험으로 보면 첫 번째 입장이라는 것은 협상을 풀어나가면서 발전해갈 수 있다”면서 “협상 테이블에는 (비핵화를 포함해) 모든 것을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미 간의 의미 있는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엔 차원에서 북핵 해법을 위한 구체적 역할이 필요하다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유엔의 역할은 평화의 메신저이자 다리를 놓는 조정자”라고 규정한 그는 유엔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단합을 통해서만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와 분리해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활동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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