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지난달 달러 약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세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한 달 전보다 64억9,000만달러 늘어난 3,95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은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12월(3,892억7,000만달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월간 증가 규모도 2015년 4월(+71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하락하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한은이 기타 통화로 갖고 있던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월 한 달 간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각각 3.9%, 5.3% 상승했다. 엔화는 3.8%, 호주달러화는 3.7%로 역시 상승폭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2.1에서 89.1로 3.3%나 떨어졌다. 지난달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 공세 본격화와 노골적인 약(弱)달러 옹호 발언에 크게 떨어졌다.
1월말 기준 보유 외환을 형태별로 보면 전체의 93%인 3,680억4,000만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92억1,000만달러 늘었다.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178억5,000만달러로 전 달보다 27억9,000만달러 줄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34억3,000만달러,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6억3,000만달러로 각각 한 달 사이 6,000만달러, 1,000만달러 늘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달러로 1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 달과 같은 세계 9위였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1,399억달러로 한 달 사이 207억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643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8,112억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4,964억달러), 대만(4,515억달러), 러시아(4,327억달러), 홍콩(4,313억달러), 인도(4,091억달러) 순으로 역시 전 달과 같았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