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향기] 평창 상원사 동종

국보 제36호 강원 평창 상원사 동종. /사진제공=문화재청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국보 제36호 동종은 제작 시기가 신라 성덕왕 때인 725년이라고 기록돼 있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종이다. ‘에밀레종’이라고 불리는 경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보다 45년 이상 앞선다. 크기는 높이 167㎝, 입지름 91㎝로 종 꼭대기에는 굳센 발톱을 가진 용이 몸을 틀고 앉아 고리 역할을 한다. 연꽃과 덩굴 무늬 장식이 종의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종 몸체의 맨 위는 넓은 띠를 둘렀고 그 아래 사각형의 장식 부를 연곽(蓮廓)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옛 동종은 이 부분에 연꽃 모양이라고 부르는 9개의 구슬장식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그 안쪽 덩굴 문양 사이사이에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상(奏樂像)이 새겨져 있다. 전체적으로 종 몸체의 아래와 위 끝 부분이 안으로 좁혀지는 항아리형인데 그중 가장 불룩한 부분에도 무릎 꿇고 하늘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이 놓였다. 종을 장식한 조각 수법이 뛰어나고 한국 종 고유의 특색을 갖추고 있어 한국식 종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지난달 평창올림픽플라자 전통문화관 야외마당에 설치돼 올림픽 기간 울릴 ‘평화의 종’이 바로 이 상원사 동종을 본떠 국가무형문화재 주철장 원광식 보유자가 제작한 것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국보 제36호 강원 평창 상원사 동종.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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