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2곳 중 한 곳 "설 연휴 자금 사정 어렵다"

필요 설 자금 2억3,190만원...부족률 24.6%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가 상승으로 심리 위축
상여금 평균 72.9만원, 설 휴무 4일 이상 89.2%

설 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 2곳 중 한 곳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돼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설 연휴를 앞두고 1,0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 가운데 47.8%은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난을 겪는 원인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56.9%(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판매대금 회수지연(35.6%), 원자재 가격 상승(31.6%) 순이었다.

특히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자금 애로를 겪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 24.7%에서 6.9%포인트나 늘어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3,190만원으로 지난해 2억2,340만원보다 다소 증가한 가운데 부족한 금액이 5,710만원으로 필요 자금 대비 부족률은 24.6%로 나타났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조기 회수’(28.4%), ‘결제 연기’(28%)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 부족이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중소기업도 15.7%에 달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설 상여금 지급과 관련, 지급계획이 있다는 업체는 56.1%로 지난해(59.8%)와 비교하여 3.7%포인트 감소했다. ‘지급계획이 없다’ 또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28.5%로 지난해 26.5%에 비해 2.0%포인트 늘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상승의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자금 부담에 대한 압박을 많이 느끼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급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1인당 평균 72만 9,000원을 지급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72만 8,000원과 큰 차이가 없다. 중소기업 10곳 중 9곳(89.2%)은 이번 설 연휴에 ‘4일 이상’ 휴무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86.2%와 비교하면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서재윤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자재가 상승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등 중소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며 “중소기업의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여건이 여전히 어렵고, 3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